지난 4편에서는 바느질의 길잡이가 되는 타공 도구인 그리프를 활용해 앞뒷면 모두 흔들림 없이 수직으로 구멍을 뚫는 공식을 배웠습니다. 가죽에 일정한 간격으로 구멍이 예쁘게 뚫렸다면 이제 가죽공예의 진정한 꽃이자 시각적 완성도를 결정짓는 바느질 단계인 '새들 스티치(Saddle Stitch)'를 시작할 차례입니다.
가죽 바느질을 처음 독학할 때 가장 흔히 하는 실수가 있습니다. 집에서 쓰던 일반 바늘과 실을 가져와 한 가닥으로 홈질이나 박음질을 하는 것입니다. 천을 꿰매듯 한 가닥으로 바느질을 하면 얼마 못 가서 실이 헤어지거나 뜯어지기 쉽습니다. 명품 가죽 제품이나 수공예 지갑의 바느질 선을 유심히 보면 실이 한 줄이 아니라 두 가닥이 꼬이지 않고 서로 교차하며 단단한 사선 모양을 이루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새들 스티치는 과거 말의 안장(Saddle)을 만들 때 쓰던 전통 바느질 기법입니다. 실 한 가닥이 끊어져도 반대편에서 다른 한 가닥이 가죽을 붙잡아주기 때문에 반죽이 쉽게 풀리지 않는 최고의 내구성을 자랑합니다. 손바느질만으로 기계 미싱보다 훨씬 아름답고 튼튼한 사선 라인을 만드는 실무 원리와 손동작을 알기 쉽게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1. 바늘 두 개에 실을 고정하는 '가죽공예식 바늘 꿰기'
새들 스티치는 한 줄의 실 양쪽 끝에 각각 바늘을 하나씩, 총 2개의 바늘을 달아서 사용합니다. 실의 길이는 바느질할 구간 길이의 약 4배에서 4.5배 정도로 여유 있게 잘라 준비합니다. 가죽이 두꺼울수록 실이 소모되는 양이 많아지므로 초보자 단계에서는 넉넉하게 잡는 것이 좋습니다.
일반 바느질처럼 실을 바늘구멍에 넣고 끝을 묶어버리면 바느질하는 동안 실이 빠지거나 매듭 때문에 가죽 구멍을 통과하지 못합니다. 가죽공예만의 독특한 바늘 꿰기 공식을 적용해야 합니다.
실의 한쪽 끝을 바늘구멍에 약 2~3cm 정도 통과시킵니다.
바늘 뾰족한 끝으로 통과되어 나온 실의 가운데 몸통을 콕 찔러서 관통시킵니다. 이를 '실 쪼개기'라고 합니다.
약 0.5cm 아래 지점에서 실의 몸통을 한 번 더 바늘로 찔러 총 두 번을 관통시킵니다.
바늘귀 쪽으로 길게 남은 실의 본체를 아래로 잡아당기면, 쪼개진 실들이 바늘귀 아래로 스르륵 내려오면서 매듭 없이도 절대 풀리지 않는 단단한 고정 상태가 됩니다. 반대쪽 실 끝에도 똑같이 두 번째 바늘을 연결해 줍니다.
2. 사선 모양을 만드는 핵심: 실의 위아래 위치 고정 공식
그리프로 뚫은 구멍은 일자가 아니라 사선(/) 모양을 하고 있습니다. 이 사선 구멍의 특성을 이용해야 앞뒷면 모두 예쁜 꽈배기 모양의 사선 바느질이 나옵니다. 바느질을 할 때는 가죽을 내 몸과 수직이 되도록 정면에 세워두고(포니라는 고정 도구를 쓰면 편리합니다) 왼쪽 바늘과 오른쪽 바늘의 역할을 철저히 분리해야 합니다.
가장 중요한 규칙은 '먼저 들어간 실을 아래로 내리고, 나중에 들어가는 실을 그 위로 얹는 것'입니다.
오른손 바늘을 첫 번째 구멍에 넣어 왼쪽으로 통과시킵니다. 이때 왼쪽으로 나온 실을 내 몸 앞쪽이자 구멍의 아래쪽 방향으로 지그시 당겨서 공간을 만들어줍니다. 그 상태에서 왼손에 쥐고 있던 두 번째 바늘을 '동일한 구멍의 윗부분 여백'으로 찔러 넣어 오른쪽으로 통과시킵니다.
이 순서와 방향이 구멍마다 일정하게 유지되어야 실이 가죽 내부에서 서로 꼬이지 않고 겉면에서 규칙적인 사선 각도를 형성합니다. 한 구멍이라도 순서를 바꾸어 왼손 바늘을 먼저 넣거나 실을 위로 당기면, 그 부분만 바느질 모양이 일자로 누워버려 전체적인 균일함이 깨지게 됩니다.
3. 일정한 장력 유지와 실 당기기 요령
새들 스티치를 할 때 사선 각도만큼 중요한 것이 바로 '장력(당기는 힘)'입니다. 양손으로 실을 받아낼 때마다 매번 다른 힘으로 당기면, 어떤 칸은 실이 가죽을 파고들 만큼 팽팽하고 어떤 칸은 느슨하게 떠서 삐뚤삐뚤해 보입니다.
바느질을 한 칸 끝낼 때마다 양손을 바깥쪽으로 가볍게 벌리며 "톡" 하는 느낌으로 일정한 힘을 주어 당겨야 합니다. 힘을 너무 과하게 주면 베지터블 가죽 표면이 우글거리며 주름이 잡히고, 너무 살살 당기면 나중에 지갑을 사용할 때 실이 들떠서 쉽게 때가 타고 끊어집니다.
또한 실을 당길 때는 가죽의 단면과 수평이 되는 방향으로 당겨야 구멍이 찢어지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한 칸 한 칸 느리고 헷갈리겠지만, '오른쪽 바늘 먼저, 나온 실은 아래로, 왼쪽 바늘은 위로'라는 주문을 입으로 외우며 손에 익히다 보면 어느새 리드미컬하게 정돈되는 바느질 선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핵심 요약
새들 스티치는 한 줄의 실 양 끝에 두 개의 바늘을 달아 교차시키는 기법으로, 실 한 곳이 끊어져도 반대편 실이 지탱해 주어 내구성이 매우 뛰어납니다.
예쁜 사선 형태의 바느질 라인을 얻으려면 먼저 구멍을 통과한 실을 아래쪽으로 당겨 공간을 만들고, 반대쪽 바늘을 그 구멍의 위쪽 여백으로 통과시키는 일관된 규칙을 지켜야 합니다.
바느질의 균일성은 장력에 좌우되므로 매 칸마다 양손을 양옆으로 일정한 세기로 당겨주어야 하며, 가죽이 우글거리지 않도록 적당한 힘 조절이 필수적입니다.
다음 편 예고
실 두 가닥으로 마지막 구멍까지 바느질을 무사히 마쳤다면 이제 실을 끊고 튼튼하게 고정해야 합니다. 다음 편에서는 "바느질의 마침표 - 라이터로 지질 때 가죽을 태우지 않고 깔끔하게 녹여 고정하는 실 마무리 테크닉"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댓글 유도 질문
새들 스티치를 독학하면서 앞면은 사선으로 예쁘게 나오는데 뒷면은 자꾸 일자로 누워버려 고민하셨던 적이 있으신가요? 어떤 도구를 쓰거나 어떤 순서로 바늘을 넣으셨는지 댓글로 알려주시면 막힌 부분을 짚어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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